[회고] 밀리의 서재에서 DBA로 2년 1개월
벌써 2년..
밀리에 합류 했던 시간이 어느 덧 2년 1개월, 정든 회사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미 새회사에서 적응을 위해 노력중에 있습니다. 밀리의 서재의 높은 복지 수준과 업무 환경을 버리고 떠나는 건 정말 고민이 많이 되었던 순간이었죠. 주 4.5일제… 수요일 휴일…
저 같이 스타트업을 전전하며 다니는 DBA들은 주된 업무가 대부분 레거시 시스템에 대한 개선이 최우선인 경우가 많습니다.
시스템의 개선과 발전이 더 이상 여러가지 이유에 의해 더 이상 어렵겠다 싶은 생각이 들면 회사를 떠나게 됩니다. 즉, 본인이 느끼기에 여기서 더 발전하고 실적을 쌓는 것이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주변 요소에 의한 것이라고 느낄 경우에 말이죠.
밀리에 합류에서 엄청 많은일은 2년 동안 해치웠습니다.
기존에 DBA가 없던 곳 이였기에 사용중인 DB 분석과 표준정책 수립, 모니터링 구축, 성능개선, 버전 업그레이드 등 입사하자마자 쭉 계속 달려왔던 것 같네요.
웬만한건 다 만들어놓고 나와서 다음 바톤을 이어 받는 분은 크게 어려운게 없을 거 같긴합니다.
DB업무를 하면서 이제 DBRE로 발전을 위해 개발도 해보고, 실력이 아주 뛰어난 DevOps팀과 일하면서 더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전히 개발 소스 배포에 있어 CI/CD의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만… 결국 앞으로는 해야하지 않을까….
AWS와 MySQL을 심도있게 사용하면서 클라우드 환경에 걸맞는 DBRE로 더 발전 할 수 있었고, 파이썬과 Go도 깔짝대면서 모니터링 개발도 해보고, 다양한 DevOps Tool들도 만져본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 회사를 떠나게 된 계기 몇가지가 있는데, 회사를 떠난 지금 누구나 볼 수 있는 이런 공개적인 자리에 이야기하는 건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묻고 지나가려고 하네요.
IT 업계는 클라우드가 중심이 되었다.
저는 DBA 치고는 빠르게 클라우드 인프라가 대세가 될거라 판단 했었습니다. 2018년 정도부터 openstack을 베이스로 클라우드 인프라를 익혀나가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오라클에서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로 일찌감치 전향했습니다.
그 첫 번째가 PostgreSQL이었고, MariaDB와 MongoDB를 거치면서 이제는 정말 다양한 오픈소스 DB을 다루고, 운영하고 설계 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하나만 하시는 분들의 깊이를 따라가지는 못합니다. 대신 일반적인 DBA분들이 못하는 클라우드 인프라를 직접 다루거나 자동화 개발을 한다거나, IaC 코드를 짜거나, 개발을 한다거나 좀 더 다재다능한 방향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었죠.
클라우드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최근 가장 중요해진 부분은 FinOps가 되가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자원을 줄이고, 비용을 줄여라.
결국 비용을 줄이는건 최적화입니다. DB에서 최적화란, 서비스에 걸맞는 DB를 선택하고 I/O를 줄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RDBMS의 경우에는 정규화를 잘해서 데이터 중복을 피하고 데이터 무결성과 품질을 지키는 방향으로 최적화를 해나가야 합니다. 이 부분은 반드시 개발팀과 협업이 필요합니다.
매니지드 서비스가 늘어나고, 트러블 슈팅과 원인 분석을 밴더사에서 해주기 때문에 점점 깊이있게 들여다 볼 이유가 줄어들고 있고, 그러다 보니 시간적 여유가 생기고 기술 중심으로 바라보면 것들이 비지니스 중심으로, 그리고 시대를 관통하는 트렌드 위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많은 IT 엔지니어들이 놓치고 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관심이 없는 경우도 많고 하고, 비지니스는 자신과는 다른 세계로 생각하는 기술자들이 아직 많습니다. 난 기술만 잘하면 되지 하면서
밀리에서 2년은 기술 중심이 아닌 비지니스 중심으로 시야를 바꾼 기간이었습니다. 돈의 흐름을, 시대의 트렌드를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무한 반복
새로운 회사. 대기업이나 DB팀이 자리잡고 있어 이미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는 곳이라면 편하게 운영 업무, 신규 프로젝트만 하면 되는데요. 결국 스타트업을 선택하여 또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일을 선택했고, 밀리 때 보다 더 험난한 여정을 앞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좀 번아웃도 왔었고, 좀 놀면서 열심히 안했네 라고 느끼고 있으며, 다시 힘내서 달려가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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