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디자인, 단순함이 중요한 이유
단순함: 성공적인 제품의 비결
우리는 종종 복잡하고 다양한 기능을 갖춘 제품이 성공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단순하다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영어로는 “Simple”,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간단한(복잡하지 않고 이해하기 쉬운)
“복잡하지 않고, 이해하기 쉬운” 이라는 뜻을 가진 형용사입니다. 이 간단한 정의가 제품 설계와 소비자 선호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입니다. 시장에서 성공하는 제품들을 살펴보면, 복잡하고 다양한 기능을 가진 제품보다는 한두 가지 핵심 기능에 특화된 단순한 제품들이 많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 한두 가지 주요 목적만을 고려하기 때문입니다.
TV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일부 소비자들은 게임을 위한 빠른 응답속도나, OTT 서비스를 위한 뛰어난 OS 기능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일반 고객들은 단순히 “TV만 잘 나오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복잡한 기능이 많은 고가의 TV보다, 기본적인 TV 시청에 충실한 단순하고 저렴한 제품이 더 많이 팔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이들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어르신들이 TV를 구매할 때, “TV만 잘 나오면 된다” 라고 하는 것을.
소비자들은 복잡한 제품 설명서를 읽기 보다는, 간단히 전원을 연결하고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합니다. 이러한 ‘사용의 용이성’이 제품의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사용의 용이성’을 잘 보여주는 예시는 바로 스마트폰 뱅킹입니다. 최근 PC 대신 스마트폰으로 뱅킹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이는 단순히 휴대성 때문만이 아닙니다. 스마트폰 뱅킹 앱은 PC 뱅킹에 필요한 복잡한 보안 프로그램 설치 과정을 대폭 간소화했습니다. 스마트폰 뱅킹 앱들은 PC버전 처럼 공인인증서 깔고, 보안 프로그램 깔고, 통합 인증깔고, 백신 깔고, 방화벽 깔고, 키보드 보안프로그램 깔고, 이렇게 주구장창 까는 것들이 하나도 없습니다. 앱스토어에서 한번만 내려받고 로그인하면 심지어 로그인도 잘 풀리지 않습니다. 카카오 뱅크나 토스의 처럼 온라인 뱅킹의 가장 주된 목적인 송금부분에서 쉽고 사용자 경험을 단순화하는 것이 현대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며, 이 것이야 말로 제품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지침이 되는 요소입니다.
단순함의 힘, 기술 혁신과 소비자 선호의 변화
현대 기술 시장에서 ‘단순함’은 종종 놀라운 성공을 이끌어내는 핵심 요소가 됩니다. 복잡한 기능과 고사양보다 사용자의 핵심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간단하게 충족시키는 제품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다양한 전자제품과 소비재 시장에서 관찰됩니다.
2007년 Pure Digital Technologies가 출시한 Flip 캠코더는 이러한 ‘단순함의 힘’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Flip은 소니나 파나소닉의 고급 모델들과 비교해 화질이나 기능면에서 뒤처졌지만, 놀랍게도 100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습니다. 이 성공의 비결은 바로 단순함에 있었습니다. Flip은 사용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영화 같은 고품질 영상이 아니라, 일상의 순간들을 쉽고 빠르게 촬영하고 저장하는 것임을 정확히 파악했습니다. 복잡한 기능 대신 핵심적인 사용성에 집중한 결과, 많은 일반 사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단순함의 철학’은 제품 디자인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일본의 Muji(무인양품)는 “no brand quality goods”라는 슬로건 아래, 심플한 디자인과 기능성 중심의 제품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Muji의 성공은 불필요한 장식이나 과도한 브랜딩을 제거한 미니멀리즘이 현대 소비자들의 취향과 얼마나 잘 맞아 떨어지는 지를 보여 줍니다.
기술의 발전은 종종 여러 기능을 하나의 기기에 통합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는 사용자 경험을 단순화하는 또 다른 방식입니다. 스마트폰의 등장 이전, 우리는 음악 감상을 위해 워크맨 이나 MP3 플레이어를, 사진 촬영을 위해 별도의 카메라를 필요로 했습니다. 각 기기는 자체적으로 복잡한 사용 과정을 수반했습니다. 예를 들어, MP3 플레이어는 수동으로 파일을 복사하고 관리해야 했으며, 필름 카메라는 복잡한 인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스마트폰의 등장은 이러한 복잡성을 획기적으로 줄였습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파일 관리의 번거로움이 사라졌고, 디지털 카메라의 발전으로 인화 과정이 필요 없어졌습니다. 더 나아가, 클라우드 기술의 발전으로 사진이 자동으로 온라인 저장소에 백업되는 등 사용자 경험은 더욱 단순해 졌습니다.
물론, 특정 분야에서는 여전히 전문적이고 복잡한 장비가 필요합니다. DSLR 카메라가 그 좋은 예입니다. 한때 DSLR은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조리개 조절, 셔터 스피드 조정, 렌즈 교체 등 복잡한 기능들은 대다수의 일반 사용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발전은 이러한 상황을 극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현대의 스마트폰은 단 한 번의 터치로 DSLR에 준하는 품질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줍니다. 이는 대부분의 일반 사용자들에게 DSLR과 같은 복잡한 장비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주었습니다.
결론적으로, 기술의 발전은 역설적이게도 사용자 경험을 단순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고도로 복잡한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에게는 더욱 직관적이고 간단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는 현대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보여줍니다. 즉, 복잡한 기능보다는 핵심적인 니즈를 쉽고 빠르게 충족시킬 수 있는 단순한 솔루션을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앞으로의 기술 발전과 제품 설계에 있어 중요한 지침이 될 것입니다. 성공적인 제품은 단순히 많은 기능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핵심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가장 단순하고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을 찾아내는 데 있습니다.
복잡함의 유혹, 그리고 단순함의 가치
우리는 종종 복잡하고 다양한 기능을 갖춘 제품에 매료됩니다. 이런 제품들은 우리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우리가 그것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다는 자부심을 줍니다. 복잡한 기능을 가진 제품을 사용하면 마치 우리가 전문가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죠. 하지만 실제로 우리는 그 많은 기능 중 극히 일부만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대표적인 예로 태블릿 PC를 들 수 있습니다. 태블릿 PC는 스마트폰보다 더 큰 화면과 다양한 기능을 자랑하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주로 동영상 시청용으로만 사용합니다. “집에 있는데 무거워서 넷플릭스 볼 때밖에 안 써요”라는 말을 주변에서 자주 들어보셨을 겁니다. 물론 태블릿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다수에게 태블릿 PC는 ‘큰 화면의 넷플릭스 머신’에 불과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이런 복잡한 기기들을 구매하고 싶어 합니다. 심지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말이죠. 이런 현상을 2006년 기술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포그는 “SUV의 법칙(Sport Utility Principle)”이라고 불렀습니다. 즉, 사람들은 불필요한 힘에 둘러싸이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복잡함은 개발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레거시 코드가 늘어나고 유지보수 비용이 증가합니다.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때마다 기존 코드와의 호환성을 검증해야 하고, 개발 기간도 늘어나게 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문제는 있습니다. 기능이 복잡해질수록 정작 필요한 기능을 찾기 어려워지고, 사용하지도 않는 기능에 돈을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이는 제품에 대한 애착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습니다.
단순함이라 말하지만 절대 단순하지 않다
기술을 이용해 물건을 만들때 최소 세가지 관점이 있습니다. 관리자, 엔지니어, 사용자의 관점입니다.
관리자에게 ‘단순함’은 주로 효율적인 관리와 비용 절감을 의미합니다. 관리자 입장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은 매우 매력적인 솔루션입니다. 물리적 서버 관리,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보안 관리 등을 클라우드 제공 업체에 위임할 수 있어 관리가 훨씬 간편 해집니다. 하지만 이를 구현하기 위해 엔지니어들은 복잡한 가상화 기술, 네트워크 구성, 보안 프로토콜 등을 다뤄야 합니다.
엔지니어에게 ‘단순함’은 종종 기술적 우아함과 확장성을 의미합니다. 엔지니어 입장에서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는 코드 관리와 확장성 면에서 ‘단순한’ 솔루션일 수 있습니다. 각 서비스를 독립적으로 개발, 배포, 스케일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관리자 입장에서는 여러 서비스를 조율하고 모니터링해야 하는 복잡성이 증가하며,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아키텍처의 차이를 전혀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에게 ‘단순함’은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쉬운 사용성을 의미합니다. 사용자 입장에서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는 것은 매우 단순하고 편리합니다. “시리야, 음악 틀어줘”라는 간단한 명령으로 원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구현하기 위해 엔지니어들은 복잡한 자연어 처리, 머신 러닝 알고리즘, 음성 인식 기술 등을 개발해야 합니다. 관리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시스템을 24/7 운영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복잡한 과제를 안게 됩니다.
이처럼 하나의 기술이나 제품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단순함’과 ‘복잡함’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단순함’이라는 것은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라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모든 관점을 고려한 ‘최적의 단순함’일 것입니다. 이는 사용자에게는 편리함을, 엔지니어에게는 효율적인 개발 환경을, 그리고 관리자에게는 효과적인 관리 도구를 제공하는 균형 잡힌 솔루션을 의미합니다.
또, 단순하다는 것이 미니멀함을 나타내는 것도 아닙니다. 불필요한 것을 모두 제외한 디자인이라도 고유의 개성과 특징을 가질 수 있습니다. 특징과 개성은 표현하는 매체와 사용하려는 브랜드, 사용자에게 주어진 과업에서 나와야 합니다. 단순함은 사용자 인터페이스 위에 장식처럼 놓여지는 것이 아닌, 모두의 고민과 경험의 집약에서 나와야 하는 것입니다.
사용자 경험 단순화: 기업 수익에 미치는 영향
대부분의 기업은 다음과 같은 공식으로 움직입니다.
(제품의 가격) \times (판매수) - (간접비용) = (수익)사용자 경험을 단순화하는 것은 이 공식의 각 요소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영향을 정확히 이해하고 평가하는 것이 중요한 경영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각 요소별로 살펴보겠습니다:
- 판매 수 증가
사용자 경험을 단순화하면 더 많은 제품을 팔 수 있을까요? 많은 경우에 그렇습니다.
예시: 애플의 아이팟 애플은 복잡한 MP3 플레이어 시장에 단순하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의 아이팟을 출시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아이팟은 MP3 플레이어 시장을 장악하며 판매량을 크게 늘렸습니다.
- 제품 가격 상승
단순화된 제품을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을까요? 이 또한 가능합니다.
예시: 테슬라의 전기차 테슬라는 복잡한 내연기관 자동차와 달리, 단순화된 전기차 모델을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경험의 단순화와 혁신성을 높은 가격으로 연결시켰습니다.
- 간접비용 감소
제품을 단순화하면 간접비용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예시: 우버(Uber) 우버는 복잡한 택시 예약 시스템을 단순화된 앱으로 대체했습니다. 이로 인해 콜센터 운영, 배차 관리 등의 간접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변경 사항들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실현 가능성 대비 중요도를 평가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 중요도와 실현 가능성 평가: 각 요소(판매 수 증가, 가격 상승, 간접비용 감소)에 대해 1-10점 척도로 중요도와 실현 가능성을 평가합니다.
- 점수 배분: 팀원들에게 총 100점을 주고, 이를 각 요소의 중요도와 실현 가능성에 배분하도록 합니다.
예시: 판매 수 증가: 중요도 8, 실현 가능성 7 (총점: 56) 가격 상승: 중요도 6, 실현 가능성 4 (총점: 24) 간접비용 감소: 중요도 7, 실현 가능성 6 (총점: 42)
이 예시에서는 판매 수 증가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우선순위가 될 것입니다.
사용자 경험의 단순화는 기업의 수익 공식의 여러 요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각 기업의 상황과 목표에 따라 그 영향의 정도와 중요성은 다를 수 있습니다.
단순함의 세 가지 얼굴: 사용자 유형별 접근
기술 제품이나 서비스를 설계할 때, 단순함이란 모든 사용자에게 동일한 의미를 갖지 않습니다. 사용자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각각의 관점에서 단순함이 어떻게 다르게 해석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전문가 (Expert Users)
특징:
- 제품이나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탐구하고 시험함
- 맞춤화된 최신 기술을 선호
- 새로운 기능을 상세히 살펴보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
- 주류 사용자를 위해 제품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정보를 제공
예시: 스마트폰 얼리어답터 최신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가장 먼저 구매하여 모든 기능을 탐험합니다. 벤치마크 테스트를 실행하고, 카메라 성능을 다양한 조건에서 시험하며, 숨겨진 기능들을 발견합니다. 이들의 상세한 리뷰와 분석은 다른 사용자들의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 자발적 수용자 (Voluntary Adopters)
특징:
- 현재 사용 중인 제품보다 약간 더 고급 기능을 원함
- 완전히 새로운 것보다는 익숙한 것의 개선된 버전을 선호
- 새로운 제품으로 전환 시 기존 제품과의 연결성을 중요시함
예시: 디지털 카메라 사용자의 미러리스 카메라 전환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다가 좀 더 고급 기능을 원하는 사용자들이 미러리스 카메라로 전환하는 경우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인 DSLR 대신, 기존 카메라와 유사한 사용법을 가진 미러리스를 선택합니다. 이들은 더 나은 화질과 렌즈 교환 기능을 원하지만, 동시에 기존 사용 경험과의 연속성도 중요하게 여깁니다.
- 주류 (Mainstream Users)
특징:
- 대다수의 일반 사용자를 대표
- 기술 자체보다는 기술이 제공하는 결과에 관심
- 간단하고 직관적인 사용법을 선호
예시: 스마트 홈 기기 사용자 복잡한 홈 오토메이션 시스템 대신 플러그 앤 플레이 방식의 스마트 전구나 스마트 스피커를 선호합니다. “알렉사, 거실 불 켜줘”와 같은 간단한 음성 명령으로 집안 환경을 제어하길 원합니다. 이들은 기술의 작동 원리보다는 일상생활의 편의성 증진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러한 사용자 유형 구분은 제품 설계와 마케팅 전략 수립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 전문가를 위해서는 깊이 있는 기능과 커스터마이징 옵션을 제공하되, 이러한 고급 기능이 일반 사용자의 경험을 방해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 자발적 수용자를 위해서는 기존 제품과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명확한 개선점을 제시해야 합니다. 새로운 기능의 학습 곡선이 너무 가파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주류 사용자를 위해서는 최대한 단순하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복잡한 설정이나 사용법은 숨기고, 핵심 기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제품을 개발할 때 전문가들의 의견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들은 제품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열정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종종 일반 사용자들과는 동떨어진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기능이 실제 주류 고객에게는 전혀 필요 없는 경우가 많죠.
대표적인 예로 애플의 아이팟을 들 수 있습니다. 아이팟이 처음 출시됐을 때를 기억하시나요? 전문가들의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라디오 기능도 없고, 용량도 작네”, “그냥 과대포장된 MP3 플레이어일 뿐이야”라는 비판이 쏟아졌죠. 하지만 결과는 어땠나요? 아이팟은 2억 대 이상 팔리는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바로 애플이 주류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했기 때문입니다. 복잡한 기능 대신 단순한 인터페이스, 직관적인 휠 컨트롤, iTunes와의 완벽한 통합. 이것이 바로 일반 사용자들이 원하던 것이었죠.
아이폰도 마찬가지예요. 요즘도 종종 “아이폰에 혁신이 없다”는 말을 듣습니다. 하지만 실제 주류 사용자들에게 아이폰은 여전히 최고의 스마트폰이에요. 왜 그럴까요? 카메라 성능이 뛰어나고, 음악이 잘 나오고, 다양한 앱을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며, 수많은 애플기기들과 호환성이 너무 뛰어나거든요. 전문가들이 원하는 최첨단 기능보다는 이런 기본적인 것들이 일반 사용자에겐 훨씬 중요한 거죠.
넷플릭스의 사례도 비슷합니다. 초기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전문가들은 제한된 콘텐츠와 낮은 스트리밍 품질을 지적했어요. 하지만 주류 고객들은 어떤가요? 편리한 접근성과 매력적인 월정액 모델에 열광했죠. 결과적으로 넷플릭스는 전 세계 2억 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한 거대 기업이 되었습니다.
전문가는 과감하게 무시하고 주류 고객에 중점을 두어야 대중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단순함, 성공적인 개발의 핵심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단순함’은 단순히 기능을 줄이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사용자의 핵심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충족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PM, 개발자, 엔지니어 모두에게 중요한 지침이 됩니다.
- PM(Product Manager)의 관점
PM으로서, 우리의 주요 목표는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하고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단순함은 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 핵심 기능 식별: 아이팟의 성공처럼, 사용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핵심 기능에 집중해야 합니다. 불필요한 기능은 과감히 제거하세요.
- 사용자 경험 최적화: 복잡한 설정 대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하세요. 넷플릭스의 간단한 구독 모델을 참고하세요.
- 점진적 개선: 한 번에 모든 것을 구현하려 하지 마세요. 핵심 기능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전략이 효과적입니다.
- 개발자의 관점
개발자에게 단순함은 코드의 가독성, 유지보수성, 그리고 확장성과 직결됩니다.
- 모듈화: 기능을 작고 독립적인 모듈로 나누세요. 이는 코드의 재사용성을 높이고 유지보수를 용이하게 합니다.
- 명확한 명명 규칙: 변수, 함수, 클래스 이름을 직관적으로 지어 코드의 가독성을 높이세요.
- KISS 원칙 적용: “Keep It Simple, Stupid”의 원칙을 따라 불필요한 복잡성을 피하세요.
- 리팩토링: 정기적으로 코드를 리팩토링하여 복잡성을 줄이고 성능을 개선하세요.
- 엔지니어의 관점
엔지니어에게 단순함은 시스템 아키텍처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의미합니다.
-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 필요한 경우, 큰 시스템을 작고 관리하기 쉬운 마이크로서비스로 분할하세요.
- 확장성 고려: 미래의 성장을 고려해 확장 가능한 아키텍처를 설계하세요.
- 자동화: 배포, 테스트, 모니터링 등의 프로세스를 자동화하여 복잡성을 줄이세요.
- 표준화: 기술 스택과 개발 프로세스를 표준화하여 일관성을 유지하세요.
단순함을 추구하는 것은 모든 팀원의 공동 책임입니다. PM은 사용자의 핵심 니즈에 집중하고, 개발자는 깔끔하고 유지보수가 쉬운 코드를 작성하며, 엔지니어는 효율적이고 확장 가능한 시스템을 설계해야 합니다.
아이폰이나 우버와 같은 성공적인 제품들을 보면, 그들의 핵심 성공 요인은 복잡한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에게는 극도로 단순한 경험을 제공했다는 점입니다.
단순함은 쉬운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어려운 목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우리는 사용자에게 진정한 가치를 전달하고, 지속 가능한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단순함을 향한 여정에서 항상 자문해보세요. “이것이 정말 필요한가? 더 단순하게 만들 수 없을까?”
결론적으로, 단순함은 복잡한 현대 기술 환경에서 오히려 가장 어려운 목표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통해 우리는 사용자에게 진정한 가치를 전달하고, 지속 가능한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기술 발전과 제품 설계에 있어 ‘단순함’은 계속해서 중요한 지침이 될 것입니다.
Afterword
최근 제품 디자인에 관심이 있어서 그 것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었습니다. 이 글은 그 중에 Simple and Usable 이라는 책을 읽고 작성한 내용입니다.
조만간 다른 디자인 도서 후기를 올리려 합니다.
개발자나 엔지니어 입장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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